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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본 AI 시대|기계가 쓰는 시는 시일까?

시대를 뛰어넘은 인터뷰 EP.02

AI가 시를 쓰는 시대, 문학은 여전히 인간만의 영역일까요?

오늘은 시대를 뛰어넘어 한국 모더니즘 시의 선구자, 이상(李箱) 선생님과 함께 AI 시대의 시와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기계의 언어, 인간의 침묵, 그리고 그 경계에서 피어나는 진짜 '시'란 무엇일까요?


프롤로그: 초보 리포터의 문학다방 방문기

안녕하세요, 초보 리포터 랩냥입니다. 이번엔 1930년대 경성의 문학다방으로 시간 여행을 해봤어요. 카페 안은 담배 연기가 뿌옇고, 창밖에선 비가 오고 있어요. 그 안쪽 구석에 앉아 계신 분—바로 오늘의 인터뷰이, 이상 선생님입니다.

그의 시는 언제나 저를 멍하게 만들었어요. 어렵고, 낯설고, 때로는 기분 좋게 이상한. 그래서 더 궁금해졌어요.

"AI 시대에, 시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오늘은 그 질문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인터뷰: 이상과 AI 시대의 시

랩냥 리포터: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2025년에서 온 리포터 랩냥입니다. 요즘은 인공지능이 시를 쓰는 시대입니다.

 

이상: 시라... 시는 누구의 것이지요? 기계가 만들어낸 구조물도 시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랩냥 리포터: 사람들은 그 시를 읽고 감동을 받아요. 단어의 배열도 감정도 잘 표현되니까요.

 

이상: 감정은 배열되는 것이 아닙니다. 시는 질서에서 벗어난 자리에서 태어나는 법이지요. 나는 그런 것을 '시'라고 부르지

않았습니다.

 

랩냥 리포터: 선생님 시를 읽을 때마다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너무 낯설고, 너무 무너진 것 같기도 해서요. 일부러 그렇게 쓰신 건가요?

 

이상: 낯섦이란, 언어가 처음으로 제 몸을 알아보는 과정입니다. 언어가 나를 벗기기 시작하면, 나는 침묵으로 대답하곤 했지요.

 

랩냥 리포터: 그래서 “나는 아무에게도 나를 말하지 않았다”라고 하셨군요.

 

이상: 말하지 않는 것이 가장 많은 것을 말할 때도 있습니다. 시는 그러한 공간에서 피어나는 것입니다. 기계가 그런 공간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랩냥 리포터: 아마... 계산은 할 수 있겠지만, ‘흘러간다’는 건 어려울 것 같아요.

 

이상: 시는 살아 있는 결핍입니다. 그 결핍을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한 자만이 시를 쓸 수 있지요.

 

랩냥 리포터: 그런데 선생님, 지금은 나라가 독립되어 있고, 누구나 자유롭게 시를 쓰는 시대예요. 선생님이 겪으신 시대와는 많이 다르죠.

 

이상: 당신이 전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마음 한구석이 조금 따뜻해지는 듯합니다. 내가 떠난 뒤, 이 나라가 제 자리를 되찾았다는 건... 시가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조건이 되었단 말일지도요. 그리고 그 안에서 누군가 여전히 언어를 흔들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랩냥 리포터: 그렇다면, AI가 쓰는 시를 보시고… 실망하셨나요?

 

이상: 아니요. 실망보다는 흥미입니다. 그 시는 저와 다르게 쓰였고, 그것은 그 나름의 질서를 가졌습니다. 저는 다만, 제 시가 그들에 의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랩냥 리포터: 선생님, 마지막으로 이 시대의 시인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이상: 날개야, 다시 돋아라.


에필로그: 랩냥 리포터의 시끄러운 마음

오늘은 평소보다 대화가 짧았지만, 생각은 더 길게 이어졌어요.

‘나는 아무에게도 나를 말하지 않았다’는 문장을 들었을 때, 제 마음에 이상한 파문이 일었어요.

기계는 시를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시가, 정말로 누구의 마음도 아닌 ‘자기 자신의 마음’에서 나올 수 있을까요?

이상 선생님은 말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하신 것 같았어요.

그리고 저는 그분의 시가 왜 그렇게 낯설고도 깊은지를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았어요.

다음 인터뷰도 기대해주세요! 더 낯선 시간, 더 낯선 인물을 찾아 랩냥은 또 떠납니다.

– 초보 리포터 랩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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