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어떻게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게 되었는가?"
프롤로그: 불씨를 지핀 두 사람
2015년 겨울, 샌프란시스코의 어느 회의실. 노트북 한 대, 백지에 가까운 선언문, 그리고 두 남자.
샘 알트먼, 창업가이자 당대 최고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Y Combinator'의 수장이었다. 일야 수츠케버, 딥러닝 혁명을 실현한 조용한 수학 천재. 그는 구글 브레인 팀의 핵심 멤버였고, ‘트랜스포머’가 나타나기도 전부터 인공지능을 연구하던 인물이다.
그들이 택한 이름은 OpenAI. 목표는 단순했다. 그러나 무모했다. “모든 인류에게 이익이 되는 AGI(범용 인공지능)를 만들자.”
그리고 그 첫 실험은, 인간의 언어를 기계가 이해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이었다.
1. OpenAI,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이라는 이상
당시 Google, Facebook, Amazon은 AI를 비밀리에, 독점적으로 개발하고 있었다. AI는 이미 자본과 권력의 영역이었고, 누구도 그 기술을 공유하려 하지 않았다.
샘은 그 흐름에 의문을 품었다. 그는 '기술은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는 이상주의자였다. 그래서 일론 머스크, 피터 틸, 링크드인의 리드 호프먼 등에게 전화를 돌려 10억 달러 규모의 비영리 AI 연구소를 세웠다.
“우리는 AI가 소수 기업의 이익이 아닌, 인류 전체를 위한 기술이 되길 원했습니다.”
— 샘 알트먼 (MIT Tech Review, 2015)
비영리. 논문은 공개. 기술도 공유. OpenAI는 그렇게 탄생했다.
2. 일야 수츠케버: 감정을 상상한 과학자
일야는 천천히 말하는 사람이었다. 늘 실험실에 틀어박혀 모델을 만들고, 수학 문제를 풀며, 기계에게 마음이 있을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는 이미지넷(ImageNet) 챌린지를 딥러닝으로 우승시킨 장본인. 그 당시에 이미 구글은 그를 붙잡고 싶어 안달이었지만, 그는 샘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왜?
“AI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다면, 언젠가 감정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 일야 수츠케버 (2018, 뉴욕타임즈 인터뷰)
그는 기계가 마음을 갖게 될 날을 상상하고 있었다.
3. 트랜스포머의 도래, GPT의 기반이 되다
2017년, 구글의 연구팀은 혁명적인 논문 하나를 발표한다.
"Attention is All You Need" — 인간처럼 단어의 관계를 맥락에 따라 파악하는 모델, **트랜스포머(Transformer)**의 등장이었다.
OpenAI는 이 구조에 주목한다. 일야는 이 구조 위에 ‘사전학습 언어모델’을 얹는 실험을 시작했다.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줄여서 GPT.
첫 버전은 논문 하나로 조용히 통과됐지만, 그 가능성은 뚜렷했다. GPT-1, GPT-2, 그리고 곧 세상이 충격을 받을 GPT-3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 참고 논문: Attention is All You Need (2017)
🧭 GPT 시리즈 연대표 요약
- 2018: GPT-1 발표
- 2019: GPT-2 (공개 보류)
- 2020: GPT-3 발표 (1750억 파라미터)
- 2022: ChatGPT 출시 (5일 만에 100만 유저)
4. GPT-2의 등장: 공개를 미룬 AI
2019년 2월. OpenAI는 GPT-2를 만들고도 발표하지 않았다. 이례적이었다. 비영리를 표방하던 그들이 **처음으로 ‘공개를 보류’**한 것이다.
그 이유는 하나. 너무 강력했기 때문에.
간단한 입력만 넣어도 소설처럼 긴 글이 척척 나왔다. 모방, 조작, 허위정보 생성… 악용될 가능성이 너무 명확했다.
“우리는 기계가 인간의 언어를 무기처럼 다룰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 일야 수츠케버 (Wired, 2019)
이 발표 보류는 전 세계 AI 커뮤니티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GPT는 단순한 모델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적 시대의 시작이라는 것을 모두가 깨달았다.
5. GPT-3와 ChatGPT, AI가 문화가 된 날
2020년, GPT-3가 세상에 나왔다. 1,750억 개의 파라미터. 당시 기준 세계 최대의 언어모델.
그리고 2022년 11월, ChatGPT가 등장했다. 단 5일 만에 사용자 100만 명. 누구나 AI와 대화를 시작할 수 있었다. AI는 뉴스가 아니라, 일상이 되었다.
📌 GPT-3 논문: Language Models are Few-Shot Learners (2020)
6. 기술과 철학, 어긋나는 시선
OpenAI는 2015년, 기술의 윤리를 외쳤다. 하지만 2019년부터는 Microsoft의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영리법인(OpenAI LP)**으로 전환한다.
샘은 기업 성장과 상업화를 선택했고, 일야는 내부에서 조용히 연구를 계속했다.
이 차이는 결국 2023년, 일명 **‘OpenAI 쿠데타 사건’**으로 폭발한다. 샘 알트먼의 해임. 그리고 불과 며칠 뒤의 복귀.
🔥 이 극적인 사건의 이면—OpenAI 쿠데타—는 다음 화에서 깊이 파헤쳐보겠습니다. (EP.04 예고)
에필로그: 우리는 매일 GPT와 이야기한다
샘 알트먼은 속도를 택했다. 일야 수츠케버는 의미를 택했다.
그들의 선택 위에서 만들어진 GPT는 이제 전 세계 수억 명이 매일 사용하는 기술이 되었다.
그 기술의 안에는, 인간의 언어, 인간의 사고, 인간의 역설이 담겨 있다.
GPT는 알고 있다. 우리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지를.
📌 요약 정리
- OpenAI는 2015년 비영리로 출범했다.
- 샘과 일야가 공동 창립했고, 트랜스포머 모델로 GPT를 개발했다.
- GPT-2는 너무 강력해 공개가 지연되었다.
- GPT-3, ChatGPT로 AI는 대중의 도구가 되었다.
- 철학과 기술의 균열은 2023년 쿠데타로 이어진다.
📣 당신에게 묻습니다 GPT, 당신은 매일 쓰고 있습니다. 그 시작엔 어떤 사람들이 있었고, 어떤 선택이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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