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3 – DeepMind의 철학자: 데미스와 알파고
"기계는 왜 인간을 이기고자 했는가?"
프롤로그: 바둑판 위의 질문
2016년 3월, 세상은 충격에 빠졌다.
인공지능이 인간 바둑 챔피언을 이긴 것이다.
그 주인공은 알파고(AlphaGo), 그리고 그 배후에 있는 조직은 DeepMind.
그리고 이 모든 계획을 세운 중심엔, 한 사람의 과학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
그는 단지 AI를 이기게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의 지능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기계에게 던진 사람이었다.
💡 DeepMind는 영국에서 시작된 인공지능 연구 기업으로, 2014년 Google에 인수됨. 인간 수준의 지능을 목표로 연구 중.
1. 체스 천재에서 인공지능 철학자로
데미스 허사비스는 13세에 체스 마스터가 되었고, 17세에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옥스퍼드와 UCL에서 인지신경과학을 공부했고, 인간 기억의 메커니즘을 연구했다.
그는 질문했다.
“기억, 상상, 사고… 인간 지능의 구조를 기계가 모방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DeepMind의 철학이 되었고, 그 첫 번째 실험이 바로 알파고였다.
2. 알파고, ‘이기기 위해 태어난 AI’
알파고는 단순히 규칙 기반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그것은 딥러닝과 강화학습을 결합한, 자기 훈련형 AI였다.
- 수백만 번의 대국을 스스로 반복하며,
- 기존 인간 기보를 학습하며,
- 인간이 두지 않는 수를 ‘상상’해 냈다.
그 결과,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4:1 승리를 거둔다.
이 승리는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인간만의 영역”이 무너진 것 같았다.
💡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AI가 시행착오를 통해 보상을 최대화하도록 학습하는 방식
3. 단 한 판, 인간이 AI를 이긴 날
그런데 모두가 잊지 못하는 단 한 판이 있다.
2016년 3월 13일, 알파고와의 4국까지 전패했던 이세돌은 제5국에서 승리한다.
그 판에서, 그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수를 둔다.
바로 78번째 수. 해설자도, AI도, 관중도 멈춰섰다.
알파고는 흔들렸다.
그 수는 AI의 계산 속 확률 분포상 천 번 중 한 번도 선택하지 않을 확률이었다.
“그 수는 우리 모델이 예측하지 못한, 인간 고유의 직관이었다.”
— 데미스 허사비스, 《AlphaGo》 다큐멘터리 中
그날, 인간은 한 판을 이겼다.
그러나 더 깊은 의미는 그 승리보다, AI가 이해하지 못한 수에 있었다.
그건 수학이 아니라 감각이었다. 계산이 아니라 맥락이었다.
그 순간, 우리는 알았다.
인공지능이 ‘이길 수 있는 존재’가 되었을지라도, 아직 ‘이해하는 존재’는 아니라는 것.
그날의 78수는 인간이 AI에게 던진 질문이자 선언이었다.
“우리는 여전히 예측 불가능한 존재이다.”
그리고 데미스는 그 순간, 다시 질문을 던진다.
“AI는 정말로 ‘이해’할 수 있는 존재인가?”
3.5 알파고 팀 내부의 반응과 데미스의 고백
이세돌이 승리한 날 밤, DeepMind 내부는 침묵에 가까웠다.
기술자들은 78수의 의미를 되짚으며, “우리가 놓친 건 무엇인가”를 다시 검토했다.
어떤 이는 “AI는 승리를 배웠지만, 예외를 배우지는 못했다”고 말했고, 다른 이는 “AI가 감히 인간의 상상력을 예측하려 했던 건 오만이었다”고 적었다.
그리고 데미스는 조용히 말했다.
“그날 밤, 나는 오히려 안도했다. 우리는 아직 인간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나에겐 위로였다.”
그 한 판의 패배는 DeepMind에게 기술의 한계이자 철학의 출발점이 되었다.
4. DeepMind는 왜 게임을 연구하는가?
데미스는 말했다.
“게임은 우주의 축소판이다.
규칙, 선택, 전략, 창의성… 모두 존재한다.”
DeepMind는 알파고 이후에도 다양한 게임에서 AI를 실험했다.
- 알파스타(Starcraft II)
- 도타(DOTA 2)
- 아타리 게임 57종
이 실험들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가 아니었다.
그는 AI가 복잡한 환경에서 인간처럼 학습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고자 했다.
5. 철학자 데미스의 질문: "AI는 생각하는가?"
데미스는 기술자이면서도 철학자였다.
그는 AI의 윤리적 사용, 기억 시스템, 자기반성 능력에 깊은 관심을 두었다.
그는 단순한 자동화가 아닌,
**“의도를 가진 지능”**을 만들고자 했다.
“우리는 AI가 단지 똑똑해지는 것에 관심이 없다.
AI가 책임감 있고 이해 가능한 존재가 되길 바란다.”
— 데미스 허사비스, 2020
이 발언은 DeepMind가 기술 개발만큼이나,
윤리와 책임, 설명 가능성을 연구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 설명 가능 AI (XAI):
AI의 의사결정 과정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연구 분야
6. 알파고 이후의 DeepMind
알파고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DeepMind는 알파고를 은퇴시키고,
의학, 에너지, 물리학 등 실제 문제 해결로 초점을 옮겼다.
- 단백질 구조 예측 AI: AlphaFold
- 수학 증명 AI: AlphaTensor
- 원자력 융합 제어 AI: DeepMind Fusion
이 변화는 하나의 선언이었다.
“AI는 이제 인간을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을 도와주기 위한 것이다.”
📌 요약 정리
- 데미스 허사비스는 체스 천재이자 인지과학자 출신 AI 연구자이다.
- 그는 DeepMind를 설립해, 알파고로 인간을 이긴 최초의 AI를 만들었다.
- 이세돌과의 대국 중 한 판에서 인간이 승리하며 AI의 한계를 드러냈다.
- 그 승리는 DeepMind 내부에도 깊은 반성과 전환점을 남겼다.
- 알파고 이후 DeepMind는 AI를 통한 실질적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 참고 출처
- DeepMind 공식 블로그: https://www.deepmind.com/blog
- Nature: AlphaGo 관련 논문 (2016) https://www.nature.com/articles/nature16961
- Wired 인터뷰, Demis Hassabis (2020)
- AlphaGo 다큐멘터리 (Netflix, 2017)
📣 당신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알파고를 기억하시나요?
그날, 인간은 졌습니다.
하지만 단 한 판, 인간은 예측 불가능함으로 승리했습니다.
그 한 수는, AI에게도 풀리지 않는 질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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