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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전쟁의 서막: AI 기술 패권의 그림자

랩냥(LabNyang) 2025. 4. 18. 20:00

자원 전쟁의 서막: AI 기술 패권의 그림자

자원 전쟁의 서막: AI 기술 패권의 그림자
자원 전쟁의 서막: AI 기술 패권의 그림자


보이지 않는 기반: AI는 소프트웨어만이 아니다

요즘 우리는 챗GPT, 미드저니, 생성형 AI 같은 혁신 기술에 열광한다. 텍스트, 이미지, 음성까지 생성해내는 이 기술들은 마치 마법처럼 느껴지지만,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엄청난 양의 전력과 연산 능력, 하드웨어 인프라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결국 '자원'이라는 물리적 기반 위에 세워진다.

 

AI는 전기로 움직이고, 그 전기는 고성능 장비에 공급된다. 장비는 다시 수많은 금속과 화학 원소로 구성된다. GPU, 서버, 센서, 메모리 칩, 배터리 등 모든 요소는 복잡한 공급망을 통해 조달된다. 결국, AI의 눈부신 발전은 보이지 않는 자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AI를 움직이는 핵심 자원들

  • 희토류: 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 등은 고성능 자석을 구성하며, 이는 전기차 모터, 드론, 로봇, AI 센서 등에 사용된다. 전 세계 공급량의 약 70~90%는 중국이 차지하고 있어 정치적 불안 요소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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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튬과 코발트: 배터리의 필수 원소다. AI 서버의 무정전 전원 시스템(UPS), 전기차, 드론, 로봇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특히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주로 생산되기 때문에 공급 불안과 인권 문제가 상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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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원료(게르마늄, 갈륨 등): 고성능 연산을 위한 AI 반도체에는 이들 소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중국 혹은 일부 국가에 집중되어 있어 전략적 취약성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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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리, 알루미늄, 실리콘: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전송, 냉각 시스템, 서버 구조체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이처럼 AI는 단순한 알고리즘이나 소프트웨어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누가 먼저 자원을 확보하느냐가 AI 기술 패권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전장은 이미 시작되었다: 글로벌 공급망 전쟁

2023년 이후, 중국은 희토류, 갈륨, 게르마늄 등 주요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행했다. 이는 AI 반도체 및 첨단 장비 산업을 겨냥한 조치로, 사실상 자원을 전략 무기화한 사례다. 이 조치는 미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이 자원 전쟁으로 확산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맞서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법 등을 통해 국내 생산 라인을 재편하고, 희귀 금속 확보를 위한 공급망 외교에 나섰다. EU와 일본도 자립을 위한 기술 투자와 외교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 또한 희토류와 배터리 소재의 공급선을 다변화하며, 재활용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AI는 더 이상 기술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정치, 외교, 안보의 핵심 전략 자산이 된 지금, 자원 확보는 조용한 전쟁이자 국가의 미래 생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의 현실과 과제

한국은 AI 기술력을 갖춘 나라지만, 자원 측면에서는 매우 취약하다.

 

희토류, 리튬, 코발트, 반도체 소재 등 핵심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주된 수입처는 중국과 호주, 아프리카, 남미 등 몇몇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

 

정제 기술, 자원 재활용 인프라, 도시광산 활용 등도 아직 초기 단계다. 이대로 가면 첨단 기술이 있어도 생산이 불가능한 ‘소프트웨어 강국, 하드웨어 약국’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다음과 같은 전략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 해외 광산 지분 확보
  • 재활용 기술 고도화 및 산업화
  • 공급망 다변화 외교
  • 대체 소재 및 국산화 기술 투자

이제는 ‘AI 선도국’이 아닌, ‘AI 생존국’으로서의 전략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시 묻는다: AI는 누구의 것인가?

AI를 이끄는 건 데이터와 알고리즘이지만, AI를 지탱하는 건 자원과 인프라다. 이 기술이 누구에게 허용되고, 누구에게는 제한되는가를 결정짓는 건 점점 더 '자원을 가진 자'의 권력이 되고 있다.

우리가 지금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 자원은 누구의 소유인가?
  • AI는 전 인류의 도구가 될 수 있는가?
  • 기술과 자원의 불균형이 심화되는 이 시점에서,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이제는 기술만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가능하게 하는 세계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AI 시대의 자원 문제는 단순한 소재나 원가 이슈가 아니라, 국가와 시민의 생존, 주권, 그리고 미래 선택권의 문제다.

 

AI는 데이터와 알고리즘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 이면에는 '물질 세계의 전장', 보이지 않는 공급망과 그를 둘러싼 정치·경제적 충돌이 존재한다. 이 시리즈를 통해 우리는 그 그림자에 한 발 더 다가가려 한다.

 


눈부신 AI 기술의 시대, 그 뿌리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원 전쟁이 있다.
지금, 그 전장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