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희토류란 무엇인가?
'21세기 석유'라 불리는 보이지 않는 자원
희토류(Rare Earth Elements, REEs)는 주기율표상 란타넘족 원소 15종에 스칸듐(Sc), 이트륨(Y)을 더한 총 17개의 금속 원소군을 말합니다. 지구에 널리 분포해 있지만, 채굴과 정제가 까다롭고 환경 문제도 있어서 '희귀 자원'으로 분류됩니다. 경제적으로 채굴 가능한 농도가 낮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또한 심각해 상업적 활용에 제약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희토류는 전자제품, 의료기기, 방위산업, 에너지 전환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자원입니다. 특히 고성능 부품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어 디지털 문명의 기반을 구성하고 있으며, AI 시대에는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2. 희토류는 어디에 쓰일까? 우리가 매일 쓰는 기기 속에 숨어 있다
AI는 소프트웨어(알고리즘)가 중심이지만, 이를 구동하는 고성능 하드웨어 없이는 실현이 어렵습니다. GPU, 서버, 엣지 디바이스, 자율주행 시스템, 로봇팔, 고감도 센서 등 거의 모든 AI 기반 기술에는 희토류가 필수적으로 포함됩니다.
대표적인 활용 예시:
- 네오디뮴(Nd): 고성능 자석의 핵심 원소로, 전기차 및 드론 모터, 회전 센서 등에 사용됩니다.
- 디스프로슘(Dy), 테르븀(Tb): 고온에서도 자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는 희토류로, AI 서버 냉각 시스템에 중요합니다.
- 가돌리늄(Gd): 의료용 MRI, 감지 센서, 고해상도 영상 장비에 사용됩니다.
- 사마륨(Sm): 고온 자석의 구성 성분으로, 방위 산업 및 항공우주 분야에 응용됩니다.
또한 다음과 같은 일상 속 제품에도 희토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진동 모터)
- 노트북, 태블릿 (배터리, 고성능 자석)
- 전기차 (모터, 센서, 냉각 장치)
- 풍력 터빈 (발전용 영구자석)
- 의료기기 (MRI, 방사선 치료기기)
- 게임기 및 헤드폰 (정밀 음향장치)
희토류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거의 모든 전자기기 속에 '숨겨진 주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뉴스에서 왜 자꾸 희토류 얘기가 나올까?
2025년 4월, 중국은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7종의 희토류 원소 및 관련 자석에 대한 수출을 제한했습니다. 이는 희토류를 단순한 산업 자원을 넘어 외교적 무기로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 중국의 점유율: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70~90%를 차지하며, 정제 기술력도 독보적입니다.
- 과거 사례: 2010년 일본과의 센카쿠 열도 갈등 당시 희토류 수출 중단으로 외교적 압박을 가한 전력이 있습니다.
- 국제 반응: 미국, 일본, 한국 등 주요 기술 강국은 희토류 공급망 재편에 착수했고, ‘희토류 외교’라는 개념이 본격화되었습니다.
이처럼 희토류는 이제 '지정학적 자산'으로 간주되며, 기술 패권의 향방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4. 누가 희토류를 생산하고 유통할까?
희토류는 광산에서 채굴된 후 정제 과정을 거쳐 고순도 화합물로 제조되며, 전 세계 몇몇 국가와 기업들이 생산과 유통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 중국: China Northern Rare Earth Group 등 국영 기업이 세계 최대 생산량을 책임지며, 희토류를 전략적 무기화할 수 있는 여지를 갖고 있습니다.
- 미국: MP Materials는 내셔널 인디펜던스 확보를 위한 자국 내 정제 및 가공 설비 확대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 호주: Lynas Rare Earths는 중국 외 최대 생산 기업으로, 일본 및 미국과 긴밀한 공급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 한국: 희토류 자원은 없지만, 포스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이 재활용 기술, 도시광산, 대체 소재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5. 한국은 괜찮을까? 현재 상황과 정부의 대응 전략
한국은 AI, 반도체, 전기차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희토류 확보 역량은 부족한 편입니다. 현재 전체 수요의 5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일부 품목은 100% 수입에 의존합니다. 비축량도 평균 6개월 미만으로, 단기적인 공급 충격에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다음과 같은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국내 비축 확대: 희소금속 22종을 포함하여 2031년까지 수요의 100~180일분 비축을 목표로 하며, 2027년까지 전용 비축기지를 구축 예정.
▶ 출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ITA) - 도시광산 기술 개발: 폐가전, 석탄재 등을 활용해 희토류 회수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주요 기관이 연구를 주도 중.
- 국제 협력 강화: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에 참여하여 호주, 캐나다, 베트남 등과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
▶ 출처: 외교부(MOFA) - 국내 생산 기반 확대: 희토류 영구자석 등 185개 품목을 공급망 안정 품목으로 지정하고, 국내 생산 및 정제 역량 확보에 집중.
▶ 출처: KITA
이러한 대응은 단순한 수입 대체를 넘어, 자립적인 산업 기반 확보를 위한 장기적 투자와 정책 연속성이 병행되어야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6.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그리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희토류는 이제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AI 시대의 '지정학적 열쇠'가 되었습니다. 향후 우리는 다음과 같은 흐름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합니다:
- 자원 무기화 심화: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 자원이 외교적 제재나 분쟁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 재활용 기술의 중요성: 도시광산 기반 기술이 각국의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며, ESG 대응과도 연결됩니다.
- 기술+자원 융합 경쟁: AI 기술력뿐 아니라 이를 가능케 하는 자원 확보력, 친환경 채굴·정제 기술 보유 여부가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 됩니다.
"데이터가 21세기의 석유라면, 희토류는 그걸 움직이는 부품이다."
우리가 매일 누리는 AI 기반의 기술혁신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금속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과 자원 문제는 단지 국가나 대기업의 일이 아닙니다. 작은 아이디어 하나, 사소한 관심 하나가 새로운 자원의 발견이나 재활용 방식의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폐가전 수거 캠페인에 한 번 더 참여하거나, 우리가 버리는 전자제품이 어떤 자원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 분명히 '시민의 근성'이 강한 나라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호기심, 실천이 내일의 자원 전략에 영감을 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만드는 변화는 작지만, 방향은 거대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술과 자원에 대한 균형 잡힌 이해와 준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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